AI 글라스 하나로 수능 수학 공통+미적분 30문제를 18분 만에 풀고 96점이 나왔습니다. 저도 처음 이 결과를 접했을 때 솔직히 믿기지 않았는데, 직접 확인하고 나니 무섭다는 감각이 먼저 왔습니다. 어릴 때 손톱에 글씨 새겨 넣고 지우개 속에 쪽지 숨기던 시절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AI 글라스, 실제로 시험 문제를 얼마나 풀었나
어릴 때 저는 별별 커닝을 다 시도해 봤습니다. 친구와 수신호를 주고받거나, 지우개 속에 쪽지를 접어 넣어 굴리거나, 손톱에 0.1mm짜리 글씨를 새겨 넣는 식이었는데, 결국 죄다 걸렸습니다. 워낙 수상한 움직임이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AI 글라스 시대는 그 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움직임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 테스트에 사용된 기기는 Rokid(로키드) AI 글라스입니다. 로키드 AI 글라스는 스냅드래곤 AR1 Gen 1 AP, RAM 2GB, 저장공간 32GB를 탑재한 독립형 기기로, 쉽게 말해 안경 형태의 저사양 스마트폰입니다.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고, Gemini(제미나이)와 GPT-4o 중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사용자 지정 명령어에 "지금 눈앞에 보이는 문제의 정답만 줘"를 미리 등록해 두고, 시험지를 바라보며 안경 측면을 두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문제를 스캔해 디스플레이에 답을 띄워주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사용자 지정 명령어란 미리 설정한 프롬프트가 터치 한 번으로 즉시 실행되는 기능을 말합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수능 수학 공통 과목 전체와 미적분 선택 과목, 총 30문제를 18분 만에 스캔 완료했고 최종 점수는 96점이었습니다.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이 통상 91~92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게 1등급권에 진입한 셈입니다. 사용된 모델은 무료 기본값인 Gemini였습니다. 제가 고성능 유료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하고 별도 앱까지 준비해 뒀는데, 무료 모델만으로 이 결과가 나온 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 소요 시간: 30문제 스캔 완료까지 약 18분
- 최종 점수: 96점 (수학 1등급 기준인 91~92점 상회)
- 사용 모델: Gemini 무료 기본값 (GPT-4o 선택도 가능)
- 오답 재스캔 시 정답 전환 확인 — 초기 오답 1개도 재시도 후 정정됨
탐지 방법별 실효성, 직접 테스트해 보니
AI 글라스를 탐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제가 직접 비교해 보니 결과가 꽤 갈렸습니다.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몰래카메라 탐지용 셀로판지는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수십 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일일이 들이밀기에는 실효성이 너무 낮습니다. 열화상 카메라(thermal imaging camera)는 기기를 단독으로 놓고 촬영할 때는 발열이 감지됐지만, 착용 중에는 체온과 구분이 어려웠습니다. 블루투스 신호 탐지 앱은 저 경우에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고, 시중에 판매되는 전자파 감지 제품 역시 못 쓸 수준이었습니다.
금속 탐지기(metal detector)는 일반 안경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스마트 글라스에는 반응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단, 감도 조절과 진동 모드가 지원되는 제품이어야 시험 중 사용이 현실적입니다. 소리만 나는 저가형은 시험장 환경에 맞지 않습니다.
가장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건 RF 신호 탐지기(Radio Frequency detector)였습니다. RF 신호 탐지기란 기기가 발신하는 무선 주파수 신호를 잡아내는 장비를 말합니다. 테스트에서 사용한 Catch1 20 모델은 로키드 AI 글라스가 왼쪽 안경다리 방향을 앞으로 향할 때마다 안테나 신호를 정밀하게 포착했습니다. 감독관이 들고 순회하면서 특정 수험생 근처에서 신호가 잡힌다면 그 자체가 1차 의심 근거가 됩니다. 진동 모드도 지원해 시험 중 소음 없이 운용 가능합니다.
다만 보안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현업에서 신뢰도 높게 사용하는 장비들은 가격대가 상당히 높아 일선 학교나 시험 기관에서 즉시 도입하기엔 부담이 있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었습니다.
규제와 법은 지금 어디쯤 와 있나
기술의 발전은 항상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제도보다 빠르게 달려 나갈 때 생기는 공백이 문제입니다. 제가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장 답답했던 건, 어느 나라를 봐도 법이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AI 글라스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exam malpractice)가 상당 기간 전부터 만연해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 중 AI 글라스를 대여하는 산업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중국의 경우 가오카오(高考)처럼 규모가 큰 시험에서는 시험장 입구에 금속 탐지 게이트와 무선 신호 탐지 게이트를 함께 설치하고, 감독관이 휴대용 RF 탐지기를 들고 순회하는 방식을 이미 운용하고 있습니다(출처: 중국 교육부(MOE)).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토익 시험 중 AI 글라스 착용 적발 사례가 나오면서 뒤늦게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시험 감독 시 AI 글라스를 주의하라는 공문이 내려오고 있다고 하지만, 이를 실제로 잡아낼 수 있는 장비나 프로토콜이 표준화된 상태는 아닙니다.
E-E-A-T 관점에서도 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닙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이 수능 부정행위 방지 지침을 업데이트하는 속도가 AI 글라스 기술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대평가 체계 안에서 한 사람의 커닝이 수백 명의 등급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는 구조가 됩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저는 이게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라고 봅니다.
현행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및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이 일부 적용될 수 있지만, 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명시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은 사실상 없습니다. 법 개정이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이 공백이 지금 당장 수험생들에게 불공정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능 현장 대응, 지금 당장 뭐가 필요한가
11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대응책이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직접 여러 탐지 장비를 사서 테스트해 보고 보안 전문가에게 자문까지 구한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육안 식별은 지금도 유효한 1차 수단입니다. 로키드 AI 글라스처럼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안경다리 두께, 카메라 렌즈 노출, 디스플레이 부분의 편광 색차로 일반 안경과 구분이 됩니다. 다만 마음먹고 위장을 시도한다면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보니 로고를 제거하고 카메라 렌즈와 편광판을 가리는 방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육안 식별은 보조 수단이지 핵심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현실적인 대응 조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감도 조절과 진동 모드를 지원하는 금속 탐지기를 입장 시 1차로 사용하고, RF 신호 탐지기를 감독관이 휴대해 시험 중 순회하는 방식이 가장 실효성 있는 조합입니다. 여기에 입구에서의 육안 확인이 더해지면 3중 대비가 됩니다. 중국 방식이 과잉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 기술 수준을 직접 테스트해보고 나니 그게 과잉이 아닌 적정 대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선 통신(wireless communication) 신호 탐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로키드 AI 글라스는 Wi-Fi와 블루투스 모두 사용하는데, 이 신호 자체를 잡아내는 게 RF 탐지기의 원리입니다. 기기가 AI 모델과 통신하거나 폰과 페어링 되는 순간 신호가 발생하고, 이걸 감독관의 탐지기가 잡아내는 구조입니다. 직접 써본 Catch1 20은 그 신호를 꽤 정밀하게 잡아냈고, 저는 이 장비가 지금 가장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 실효성 있는 선택지라고 봅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장비 하나로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 기술은 계속 경량화·소형화되고 있고, 로키드 AI 글라스처럼 독립형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가능해지면 외부 통신 없이도 답이 나오는 시대가 옵니다. 온디바이스 AI란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 시점이 오면 RF 탐지기조차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비 도입과 동시에 법 제도의 정비가 병행돼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I 글라스로 수능 수학을 실제로 풀 수 있나요?
A. 네, 무료 Gemini 모델 기준으로 30문제를 18분 만에 풀고 96점이 나왔습니다. 수학 1등급 커트라인(91~92점)을 넉넉히 넘는 결과로, 유료 고성능 모델을 쓸 경우 정확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건 이론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수치입니다.
Q. AI 글라스를 시험장에서 어떻게 발견할 수 있나요?
A. 현재로서는 육안 식별, 금속 탐지기, RF 신호 탐지기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특히 RF 신호 탐지기는 기기가 무선 통신을 하는 순간 신호를 잡아낼 수 있어 실효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단,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진화할 경우 RF 탐지도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Q. 로키드(Rokid) AI 글라스가 다른 AI 글라스랑 뭐가 다른가요?
A. 가장 큰 차이는 독립형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스냅드래곤 AR1 Gen 1 AP와 32GB 저장공간을 탑재해 스마트폰 없이도 앱 설치와 단독 작동이 가능합니다. 메타 레이밴은 한글 지원이 안 되고 AI 성능이 낮으며, Even Realities(이블 리얼리티)는 카메라가 없어 문서 스캔 자체가 불가합니다.
Q. AI 글라스 부정행위는 현행법으로 처벌 가능한가요?
A. 현행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등이 일부 적용될 수 있지만, AI 글라스를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를 명시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은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중국·일본에 비해 국내 제도 대응이 많이 늦은 편이며,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Q. 수능 감독관이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탐지 장비가 있나요?
A.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는 감도 조절과 진동 모드를 지원하는 금속 탐지기와 Catch1 20 같은 RF 신호 탐지기 조합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현업 보안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고정밀 장비는 성능이 더 확실하지만 가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론
기술의 발전 자체를 막을 수는 없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AI 글라스가 수능 1등급을 18분 만에 찍어주는 수준에 이른 지금, 제도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대평가 체계 전체의 신뢰가 흔들립니다. 커닝이 나쁜 이유는 단순히 규칙 위반이어서가 아니라, 성실하게 시간을 쌓아온 누군가의 노력을 등급 점수 한 칸으로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상대평가 구조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옆자리 수험생에게 돌아갑니다.
법 개정과 탐지 장비 표준화가 병행돼야 하고, 11월 수능 전까지 적어도 현장 감독 프로토콜만큼은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기술이 먼저 달려 나간 만큼, 이제는 제도가 뒤따라 달릴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