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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서술형 전환 (절대평가, 서술형 채점, 사교육)

by Std.K 2026. 9. 8.

저도 초등학교 때 독서토론 수업을 들었습니다. 찬성이든 반대든 입장을 정해 자료를 찾고 예상 반론까지 준비하던 그 수업이, 지금 대입 개편 논의를 보면서 다시 떠오릅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를 중심으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서술형 평가 도입이 본격 논의되면서, 교육계 안팎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를 키우겠다는 방향은 분명 맞는데, 제가 계속 마음에 걸리는 건 딱 하나입니다. 그 사고에 점수를 매기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입니다.



절대평가 전환, 수능이 사라지는 신호인가

현행 수능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혼용하고 있습니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는 이미 절대평가(절평)로 운영되고 있고, 국어·수학·탐구 영역은 9등급 상대평가 체제입니다. 여기서 절대평가란, 정해진 점수 기준을 넘으면 등급을 받는 방식으로, 다른 수험생의 점수와 무관하게 내 점수만으로 등급이 결정됩니다. 반면 상대평가는 전체 응시자 중 내 위치가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상위 4%가 1등급을 받는 구조입니다.

국교위, 즉 국가교육위원회는 2022년 출범한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입니다. 중장기 국가교육 발전 계획을 심의·의결하는 곳으로, 쉽게 말해 교육의 큰 그림을 설계하는 조직입니다. 이 국교위 산하 대입 특별위원회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서술형 평가 도입이 논의되고 있고, 올해 10월 시안 발표, 2027년 3월 국가교육발전계획 확정이라는 일정이 이미 제시된 상황입니다(출처: 교육부).

그런데 저는 이 흐름을 보면서 한 가지를 먼저 짚고 싶습니다. 수능을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사실상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집니다. 변별력이란 학생들의 실력 차이를 점수로 구분해 내는 기능을 말합니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이후를 보면 이미 이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쉽게 출제하면 1등급이 너무 많아지고, 어렵게 출제하면 절대평가의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작년 수능 영어가 역대급 난이도로 출제되어 평가원장이 사임한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수능이 변별력을 잃으면 대학 입장에서는 다른 선발 도구가 필요해집니다. 내신도 절대평가, 수능도 절대평가인 상황에서 대학이 택할 수 있는 카드는 논술 고사, 면접, 혹은 본고사 부활입니다. 본고사란 각 대학이 자체 출제하는 필기시험으로, 1980년대 이전 대학별로 운영되다 폐지된 제도입니다. 이 선발 도구들이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지금도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서술형 시험을 지향하면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주장이 선뜻 납득되지 않습니다. 학군지 중심으로 이미 초등학생 독서토론·글쓰기 수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건, 사교육이 이미 다음 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 현행 수능: 영어·한국사는 절대평가, 국어·수학·탐구는 9등급 상대평가
  • 논의 중인 방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 서술형 평가 도입
  • 절대평가 전환 시 예상 부작용: 변별력 약화 → 본고사·논술 부활 가능성
  • 주요 일정: 2025년 10월 시안 발표 → 2027년 3월 발전계획 확정
요약: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변별력 약화로 이어지고, 이를 메우기 위한 새로운 선발 도구가 결국 사교육의 새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술형 채점, 경험으로 돌아본 현실적 한계

제가 초등학교 때 들었던 독서토론 수업 이야기를 조금 더 하겠습니다. 책을 읽고 찬성·반대 입장을 정해 자료를 모으고, 예상 반박까지 준비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솔직히 당시엔 번거로웠습니다. 책도 읽어야 하고, 자료도 찾아야 하고, 내 진짜 생각과 다른 입장을 논리적으로 주장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든 여러 각도로 바라보는 습관이 제 안에 자리 잡았다는 걸 압니다. 그 경험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수업에 점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평가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채점자가 좋아할 답'이 아니라 '내가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고민했습니다. 만약 그 자리에 점수가 붙었다면, 저는 아마 토론 학원을 다녔을 겁니다. 그리고 채점 기준에 맞는 '정형화된 논리 구조'를 외웠겠죠.

서술형 평가, 즉 서술형·논술형 문항에서 학생이 직접 서술하고 논거를 전개하는 방식의 평가는 창의적 사고를 측정하는 데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십만 명이 동시에 응시하는 수능에 이를 도입할 때의 현실적 장벽이 있습니다. 채점 기준의 일관성 문제입니다. 수학·과학은 풀이 과정과 정답이 비교적 명확해 서술형 채점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 논리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국어나 사회 과목의 논술형 채점은 다릅니다. 채점자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고, 이의 제기가 쏟아질 경우 수십만 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출처: 국가교육위원회 관련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의 관계도 짚어야 합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그 결과를 대입에 반영하는 제도로, 대학교 수강 신청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유지된다면 내신 절대평가는 사실상 필수 수순입니다. 같은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끼리만 상대평가하면 소수 선택 과목에서 불합리한 등급 산출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신 절대평가의 선례도 이미 있습니다. 중학교에서 적용 중인 절대평가 체제에서 A등급 비율이 30% 안팎으로 나타나는 등 성취도 부풀리기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고등학교 내신에도 절대평가를 적용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겠다는 방향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창의적인 사고에 점수를 매기는 순간, 학생들은 더 이상 창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채점 기준에 맞는 답을 연구하게 됩니다. 이건 제가 직접 경험에서 느낀 이야기입니다. 점수가 없는 토론 수업과 점수가 붙는 토론 수업은, 아이가 글을 쓰는 이유 자체를 바꿔버립니다.

요약: 서술형 채점은 수학·과학처럼 정답이 있는 과목에는 적용 가능하지만, 국어·사회 등의 논술형 채점은 일관성과 공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을 낳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능 절대평가로 바뀌면 사교육이 줄어드나요?

A. 줄어든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절대평가로 수능의 변별력이 약해지면 대학은 논술, 면접, 본고사 등 다른 선발 도구를 활용하게 됩니다. 그 도구들이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만들어왔다는 건 역사가 이미 보여줍니다. 실제로 학군지 중심으로 초등학생 독서토론·글쓰기 학원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Q. 서술형 수능 채점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아직 명확한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수학·과학처럼 풀이 과정이 비교적 정해진 과목은 채점 기준을 만들기 수월하지만, 국어나 사회 계열의 논술형 답안은 채점자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 채점 도입이 언급되기도 하는데, 수십만 명 규모에서 단 한 건의 오차도 없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의 중입니다.

 

Q. 지금 초등학생도 이 개편안의 영향을 받나요?

A. 그렇습니다. 국교위가 논의 중인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8년부터 2037년까지를 대상으로 합니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 학생도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2027년 3월 발전계획이 확정되면 보다 구체적인 적용 범위가 드러날 것입니다.

 

Q.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는 어떤 관계인가요?

A.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제도인데, 이 체제에서 상대평가를 유지하면 소수가 선택한 과목에서 등급 산출이 불합리해집니다. 그래서 고교학점제가 유지되는 한 내신 절대평가는 거의 따라올 수밖에 없는 수순으로 보입니다. 다만 성취도 부풀리기 같은 부작용을 어떻게 막을지가 관건입니다.

 

결론

창의적 사고를 중심에 두겠다는 교육 개편의 방향 자체는 지지합니다. 제가 경험한 독서토론 수업이 그 가능성을 보여줬으니까요. 다만 그 사고에 점수를 붙이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저는 솔직히 걱정이 앞섭니다. 서술형 채점의 공정성, 절대평가 전환 이후 대입 변별력 공백, 그리고 새로운 형태로 이어질 사교육까지. 이 세 가지 문제에 구체적인 해법 없이 방향만 선언한다면,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또 다른 혼란이 찾아올 것입니다.

올해 10월 시안 발표와 2027년 3월 발전계획 확정이 이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그 시점에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직접 확인하고, 제 생각도 다시 정리해 볼 계획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58WmrOyb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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